더 에이트 쇼 7층 박정민 "소리가 납니다" 의미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는 네이버 웹툰 머니게임·파이게임(작가 배진수)을 각색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한재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이러한 시작점과 함께 작품 내에서는 평등 속 불평등이라는 현실명제가 명확하게 표출된다. 각각 다른 선으로 그려져 있지만 똑같은 참가자들의 의상부터 거주환경 전반이 '가짜'로 꾸려진 공간 배경은 물론 100배 수준의 개인물가, 분당 2500원 꼴의 공동구매(시간) 등 공통된 규정은 인간사회의 물리적 평등을 의미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또 사회적 약자배려나 콘텐츠 쇼 장기자랑 등 시간을 늘리기 위한 공동체 룰은 현실사회 속 대중의 일반적인 법률과 약속을 뜻하는 듯 느껴진다.
현실적인 불평등 요소 또한 극적인 포인트로 강하게 표현된다. 피보나치 수열 방식으로 각각 다르게 적용되는 시급과 함께, 폐기물부터 음식까지 위에서 아래로 내려지는 방식으로 '같은 시간도 다르게 적용되는' 현실적인 빈부격차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바가 첫 불평등 요소로서 떠오른다.
또한 시급기준에 따라 갈라지는 현실적인 계층서열과 함께, 상위계층의 주도로 일반계층들이 겪는 우여곡절이 상당히 가학적으로 그려지는 부분 또한 돋보인다. 여기에 각 계층마다 빚어지는 양심과 배신, 트릭 등의 갈등요소들은 이러한 지독한 현실 프레임을 깨는 요소로서 주목된다.
이러한 작품흐름 속 천우희(8층), 박정민(7층), 박해준(6층), 문정희(5층), 이열음(4층), 류준열(3층), 이주영(2층), 배성우(1층) 등 배우들의 열연 또한 돋보인다. 서로 다른 상황이지만 하나같이 '돈'이 부족한 사람들의 현실적인 욕망, 그 속에서 비쳐지는 '부익부 빈익빈' 등의 욕망표출을 과감하게 연기하는 모습들이 돋보인다.
특히 계층 내 빌런과 사회적 약자를 연기하는 천우희·박해준, 이주영·배성우 등의 몰입감 있는 캐릭터표현들은 물론, 쇼를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7층 박정민, 모두와의 갈등을 피하려는 5층 문정희 등 중도 상위층이나, 솔직한 성공욕심을 드러내는 4층(이열음), 대외적인 시선에 집중하는 3층(류준열) 등 중도 하위계층 등 소위 중간층 배우들의 열연은 작품의 핵심인 인간적인 고뇌와 심리이해를 비추는 동시에, 현실 일반대중의 흔한 내면갈등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중 등장하는 7층(박정민)의 "소리가 납니다"는 말은 애매모호하지만 중요한 기점을 알리는 말이다. 이 말이 과연 아래층 사람들의 쿠데타를 돕기 위함인지 아니면 경고를 날린 것인지 아리송합니다. 이후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7층은 누구의 편인지 알 수 있게 된다.